부처님께 귀의하며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사부대중이 다함께하는 제12교구 해인사 말사. 진주 월아산 청곡사

청곡사 문화 산책

아산토월(牙山吐月)…경남 진주 월아산/ 조선일보

청곡사 | 2018.06.20 09:20



늦가을의 대지를 불태우던 만산홍엽도 이제 서서히 모습을 감춘다. 가는 가을과 오는 겨울이 뒤섞여 어중간한 이즈음, 허전한 마음에 누구라도 하루쯤은 세상만사 제쳐 두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욕구를 느낀다. 입동(立冬)을 일찌감치 지나온 계절은 어느새 소설(小雪)을 향해 줄달음한다.

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기 시작하는 이맘땐 경남 진주시 금산면 소재 월아산(月牙山·해발482m)에 올라 움추린 기지개를 펴고 마지막 가는 만추의 아쉬움을 잠시 달래보는 것도 좋다.

월아산에 떠오른 달은 마치 산이 달을 뱉어내듯 보여 그 기세가 아름답고 그 모습이 장관을 이뤄 지역민들은 이를 ‘아산토월(牙山吐月)’이라 부른다.

산 아래 금호지 호수의 물빛과 청곡사와 두방사의 풍경소리는 진주 8경을 빚어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월아산은 연중 하루라도 행락객들이 끊어지질 않을 정도여서 도심지 근교산으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월아산이 더욱 아름다운 것은 여신의 아름다운 가슴골을 연상하듯 정상부의 봉우리가 두 개의 봉우리로 형성된 데다 산의 밑 부분은 신라시대 축조된 금호지 호수가 떠받치고 있어 보름달이 뜰 때면 호수는 두 개의 월아산을 만들어 낸다.

산은 남강을 휘감아 남북 두 봉우리로 이뤄진다. 북쪽은 국사봉, 남쪽은 장군대로 불리기도 하는데 진주 사람들은 두 봉우리를 하나로 묶어 월아산이라고 호칭한다.





산정상의 왼쪽 봉우리인 ‘장군대봉’은 국운이 쇠퇴하자 장군이 천하를 호령했다는 전설과 함께 가뭄이 심해 인근 주민들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나면 사흘 이내에 비를 뿌렸다고 해서 지금도 주민들은 이 바위를 신성시하고 있다.

오른쪽 봉우리의 정상인 ‘국사봉’의 경우 옛 이름은 무지개의 뿌리가 박혀 있는 봉우리의 뜻이 담긴 ‘무지봉’으로 불리고 있는 가운데 실제 바위 한가운데가 움푹 파여 있다.

1986년 도시자연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주변에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인구가 늘어났다. 이 영향으로 산 전체에 산책로와 운동 및 편의시설은 물론 솔향기를 느낄 수 있는 소나무 숲길 등이 잘 조성돼, 가족 단위 나들이객을 비롯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이곳을 찾고 있다.

또 3㎞에 이르는 금호지 둘레길에는 아름드리 벚나무와 참나무, 소나무 사이길이 잘 조성돼 있어 걷다보면 또 다른 풍류를 즐기기에 충분하다. 또한 각종 누각, 대나무숲, 물안개, 단풍숲의 아름다움은 마치 고즈넉한 한낮에 단잠을 자듯 누구에게라도 다가갈 채비를 상시 하고 있다.



  • 게다가 산 중턱에는 청곡사, 두방사, 천용사 등 유명 사찰이 자리 잡고 있어 일찍이 상서로운 기운이 충만해 전국 큰스님들의 용맹정진을 비롯 많은 불자들이 이곳을 찾기도 한다.

    특히 청곡사가 위치한 곳은 주변 산세가 아름다워 청학이 날아와 앉은 자리로 전해지고 있다. 신라 49대 헌강왕 5년(879) 도선국사가 창건한 이절에는 대웅전과 산신각, 요사채를 비롯해 보물 제302호로 지정된 쾌불 및 1232호로 지정된 대범천상이 자리하고 있다.

    또한 경남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이뤄진 청곡사는 경남도 유형문화재 등 다양한 유물이 잘 보존되고 있다.


    2012.11.26 /비즈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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